[2010년 2월 24일]

2월24일 : 하이원 밸리콘도 - 김삿갓문학관 - 동강다슬기(맛집) - 청령포(단종유배지) - 집



난고 김병연 선생의 동상앞에서


그 거창했던 겨울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날씨는 더욱 미친듯, 오늘은 완전히 봄날씨다.
외투를 벗어도 전혀 춥지 않은 미친 날씨.


집으로 향하는 도중에 맛집,멋집을 검색하여 몇군데를 들렸다.
그중 첫번째로 난고 김병연선생의 문학관.
우리에겐 김삿갓으로 널리 알려진 분이시다.


원래부터 문학에 뛰어나 장원급제까지 하였으나, 장원급제한 문제로 제출한 답이
자신도 모르게 조부의 조롱섞인 글이라는것에 충격을 받으셔 방랑생활을 시작하신 분이시다.


김삿갓선생의 싯구가 적혀있다.


김병연선생의 싯구가 삽화와 함께 적혀있다.


문학관 정문.
난 여행중에도 그 지방의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꼭 빼먹지 않고 들린다.
울 아들들의 교육을 위해서, 이번 여행도 역시나 그런 이유로 이곳을 스케쥴에 넣은 것이다.


난고선생께서 누워계신다.


이것이 김병연선생이 방랑의 길을 떠나게된 원인인 과거시험 답안지.

김삿갓선생의 유래와 다른 싯구도 한번 읊어보자.


그의 본명은 병연이었는데 삿갓이라는 이름
으로 살아가야 했던 것은 '홍경래의 난'이란
비극적인 사건 때문이다.



김익순의 불충의 죄에 대하여는 망군,
망친의 벌로 만번 죽어도 마땅
하다고 추상같은 탄핵을 하였다.
김병연이 이 백일장에서 장원한다.


집안 내역을 알게 된 그는 스스로 죄인이
되어 삿갓을 쓰고 팔도강산을 유람하며
방랑생활을 하게 된다.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한 많은 일생을 살다 간 것이다.


아래는 김병연선생의 싯구이다.


시냇가 돌 사이에 솥을 걸어놓고 백분과 청유
로 두견화 적을 빚네. 젓가락을 들어 두어번
입에 넣으니 그윽한 향기 가득 퍼지고 일 년
내내 봄빚이 깊이 전해지도다.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 있는데 집
주인이 세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돌아
가는 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질긴 여름 선뜻 가고 가을이 다가와 두건을 벗고
맨발로 절간을 거니네.
시냇물은 졸졸 담을 끼고 감돌고 아지랑이 빛은
연기와 함께 집에 자욱 퍼지네.
술을 다 마시고 빈 병만 남으니 목마름은 더하고
시만 자꾸 생각하니 수심만 맺히네.
그대와 파토 잎에 비 내리는 이곳에서 이별하면
집에 돌아가 꿈속에서도 그리울 걸세.



나들이 할 때 나를 따름이 공손하기 그지
없으며 너와 내가 같아 보이지만 실은 같을
수가 없구나.
달이 서산에 기울면 너의 긴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하늘 한복판에 이르러서는 난쟁이 같은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오네.
베개위에서 찾으면 찾을 수가 없다가도 등잔
앞으로 돌아서면 문득 만나게 되는구나.
마음으로는 비록 사랑하나 믿을 수는
없으니 광명을 비추지 않으면 종적을 알 수
없어 안타깝구나.



우리는 이어 김병연선생의 묘소도 찾았다.
이곳이 한시대를 풍미했던 문학가의 묘소이다.


역시나 멋진 강원도의 산세.


이곳이 말로만 듣던 동강이다.
맑고 푸르다던 동강.
역시 이름값을 하는듯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점심때가 다 되어 검색해 놓은 맛집으로 향했다.


이곳에 동강에서 유명한 맛집인 '동강다슬기'


메뉴는 모두 다슬기를 이용한 메뉴이며, 평범한 가격대이다.
특히 주인의 친절한 응대가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특' 다슬기해장국이다.
역시나 특이라 다슬기가 엄청 많았다.
맛도 구수하고 좋았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근처 관광지의 할인쿠폰을 준다.
다음코스가 청령포인데, 이곳의 할인쿠폰도 있었다.


식후경할 장소인 청령포.
단종유배지로 알려진 곳이다.
저렇게 강 중간에 섬이 있어 배가 가야만 들어갈수 있는 희안한 곳이었다.


주위 경관은 역시나 빼어났다.


배가 왔다갔다하는 거리가 불과 300여m라 특별히 시간이 있는건 아니고, 사람이 타면 바로 운행하는 시스템이었다.


배는 좀 허름했다.
하긴 300여m만 운행해도 되니 이런배면 훌륭한 운송시설아닌가 싶기도 하다.


배를 타고 청령포에 들어가니 자갈로 된 길이 우릴 반겨준다.
저뒤어 소나무속이 단종의 유배지이다.


저 뒤의 강이 아마 동강이 아닐까 싶다.


청령포엔 이렇게 높은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이 나무들이 단종의 유배시절부터 있었을까?


제제가 품고 있는 이나무의 굵기를 보니 그러진 않을것 같다^^


이 나무도 유명한것이라 이름이 있었느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ㅡㅡa


청령포를 나오는 배를 타며, 길었던 09/10시즌의 겨울여행을 정리하였다.
항상 그해의 겨울여행을 1년동안 기다렸지만, 막상 그 즐거운 때는 쏜살과 같이 지나가니 아쉽기 그지없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인지라 이번 겨울여행은 지난번만큼 감흥이 좋지는 않았다.
아마 내년 겨울여행은 좀 재고를 해봐야할듯하다.
정여사는 2년에 한번정도 오자고 하니 말이다.

이것으로 09/10 겨울여행의 대장정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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